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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요약

나음보다 다름 책요약

나음보다 다름 책요약

우리는 말로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생각하자’고 하고, 실제로는 여전히 마케팅 담당자나 임원의 개인적 관점에 머무를 때가 많다. 시장에서 승리하려면 자신들이 아니라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 즉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의 첫 번째 핵심은 ‘소비자가 좋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차별화를 한다고 하면 무조건 뭔가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남보다 앞서야겠다는 생각에 몰두하다가는 자칫 혁신의 감정에 빠지기 쉽다. 품질이나 기술의 ‘실제적인 차이’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인식상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물리적인 차이는 경쟁자에게 금세 따라잡힐 수 있지만, 인식상의 차이는 사람들의 마음에 한번 각인되면 따라 하기가 훨씬 어렵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자신의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진정한 탐험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보는 것에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 말은 차별화의 핵심을 잘 보여준다. 새로운 제품이나 기능을 만드는 데만 집착하지 말고, 작은 차이를 어떻게 눈에 띄는 ‘보랏빛 소’처럼 인식시킬지 고민하라는 얘기다.

제품의 품질이 좋아야 하지만, 좋은 품질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실제적인 차이가 눈에 띌 수는 있어도,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인식의 차이이다. 어쩌면 그래서 차별화가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인지도 모른다.

어떤 제품을 POP(Point of Parity)로 내세울 것인가는 달리 표현하면 소비자의 마음속에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POP가 곧 내 제품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닻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휴대폰 기능에 컴퓨터 기능을 더한 것으로 포지셔닝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당신의 제품은 과연 어떤 카테고리에 닻을 내릴 것인지 신중히 고민해볼 일이다.

지구에 생존하는 생물의 역사와 수많은 기업들이 경쟁하는 시장을 비교해보면, 속도와 기간은 다소 다를지라도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무한경쟁의 장 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해 보인다. 대멸종 이후에 살아남는 제품이 카테고리 표준(POP)이 되고, 방산형 진화를 통해 다양한 특징을 가진 제품(POD)들이 출현했다가 또 다시 대멸종을 맞으며 진화를 반복하는 모습은 대단히 흥미롭다. 대멸종의 위기가 새로운 기회를 낳고, 적응방산을 통해 각 방향으로 진화한 제품 중에서 시장의 변화에 더 잘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 핵심은 물론, 나만의 특성(POD)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어떤 카테고리(POP) 안에 당신의 제품을 포지셔닝할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그런 다음에야 어떻게 적응방산을 해 나갈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선점전략’은 전체 시장에서 선두가 아니라면, 기존의 마켓리더가 관심 갖지 않는 무주공산에서 선두가 되겠다는 원리다. 지역적으로든 시장 규모로든, 더 큰 기업이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거나 공략하기 쉽지 않을 만큼 작으면 된다. 선점전략은 ‘큰 기업은 작은 기업을 이길 수 있다’는 힘의 원리를 역행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전쟁터의 규모를 줄여서 힘의 우위를 달성하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가 왕’이라는 말처럼 호랑이가 없는 굴을 찾는 것이므로, 전쟁터의 범위를 넓혀서는 안 된다.   그런데 피플 익스프레스는 성공을 거두자 더 많은 비행기를 사들이고 더 많은 노선을 운항했다. 그러다 보니 큰 공항에 진입하고 시스템을 키워가면서 가격을 조금씩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가장 큰 장점이었떤 임기응변성과 융통성이 보이지 않자 사람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피플 익스프레스는 순식간에 시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선점전략을 쓰는 기업은 영역을 확장하고 싶은 상대 기업을 자신의 홈그라운드로 끌어들여서 싸워야지, 적과 동일한 제품을 갖고 적진으로 뛰어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가성비의 경쟁력을 추구할 때 중요한 것은 지향하는 가치가 뚜렷해야 한다는 점이다. 가치는 상대적인 것이기에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지만, 어떤 기업이 가치 있는 기업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는 있다. 만일 그 기업이 사라진다면 사람들이 아쉬워하겠는가? 라고 질문해보자. 사람들이 아쉬워한다면 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그러나 그 기업이 없어져도 사람들이 아쉬워하지 않는다면 가치 높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높은 가성비를 지향하는 기업이라면 자문해보아야 할 대목이다.

최고를 향해 필요 이상의 품질을 추구하는 제품에 절제와 중용의 개념을 더할 필요가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가성비 좋은 제품의 목표다.

기업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무기는 달나라를 갈 어마어마한 기술이 아니다. 어떤 한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놓을 아주 조그만 기능이 다른 사람의 마음도 같이 흔들고, 결국은 시장 전체를 흔들어 판을 바꾸는 것이다. 독특한 기능은 어느 제품 시장에서든 그 위력을 발휘한다.

쫒아가는, 공격하는 입장에서 ‘언젠가 기술력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무척 안이하고 어리석은 태도다. 이미지 경쟁력은 마케팅이 추구하는 최상의 무기다.

품질이 좋아야 하는 건 맞지만, 품질의 우수성이 곧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바로 마케팅의 불편한 진실이자 묘미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