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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요약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책 요약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창작물이 완벽하게 오리지널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려는 헛된 노력은 그만해도 된다. 참조하고 싶은 원작으로부터 멀어지려고 애쓰는 대신, 그것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란 존재는 내가 직접 선택해서 인생으로 끌고 들어온 것들의 합체인 것이다. 나에게 영향을 미친 모든 것들의 총합이 바로 나 자신이다.

어떤 울림을 주거나 상상력을 끓어오르게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훔쳐라. 옛날 영화, 신작 영화, 음악, 책, 그림, 사진, 시, 꿈, 대화, 건축물, 다리, 간판, 나무, 구름, 물줄기, 빛과 그림자. 당신의 영혼에 정면으로 호소하는 것들만 가려내서 훔치면, 당신의 작품(또는 당신의 도둑질)은 진품이 될 것이다.  -짐 자무쉬

일단 좋은 아이이어들을 모으기만 하면 된다.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작품활동에 갖다 쓸 수 있는 소재들을 많이 갖게 되는 셈이다.

정말 좋아하는 사상가 한 명ㅡ작가든, 화가든, 행동가든, 당신의 롤모델이 되는 누구든ㅡ을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 사상가를 추앙했던 사람 세 명을 찾아내, 그들에 대한 모든 것을 공부한다. 이러한 과정을 가능한 한 많이 되풀이한다. 좋아하는 예술가의 계보를 따라 가급적 더 멀리멀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가계도가 만들어졌으면, 이제 나만의 가지를 만들고 뻗어나갈 차례다. 당신이 거대한 크리에이티브 가계도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훨씬 덜 외롭게 창작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작업실에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사진들을 붙여놨다. 그들은 마치 나와 아주 친한 유령들 같은 존재이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고 책상 위에 엎어져 있을 때 그들이 날 다시 일으켜 앉히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항상 무언가를 읽어라. 도서관에 가라. 책들에 둘러싸인다는 건 마법과도 같은 일이다. 서가에서 길을 잃어보라. 도서 목록들을 읽어라. 굳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책들이 당신을 다른 책들로 이끌어줄 것이다.

당장 읽을 계획이 없는 책들이더라도 책들을 모아라. 영화제작자 존 워터스는 말했다. "읽지 않은 책들로 채워진 서재, 그곳이 내겐 가장 중요한 장소다."

"시작할 땐 가짜일지언정 마지막엔 진짜가 돼라."  -글렌 오브라이언

진짜인 척해라, 진짜가 될 때까지

내가 듣고 싶은데 이 세상엔 아직 나오지 않은 그런 음악을 만드는 것, 이것이 늘 제 관심사였어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들을 합쳐서 나오는, 세상에 없던 음악을 듣고 싶었어요.        -브라이언 에노

우리가 어떤 작품을 좋아하게 되면 곧 그 이상을 갈구하게 마련이다. 속편을 갈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을 뭔가 생산적인 것으로 전환시킬 수 있지 않을까?

가장 좋아하는 작품과 롤모델들을 떠올려보라. 그들이 놓친 것은 뭐가 있을까? 그들이 만들지 않은 건 어떤 것일까? 어떤 점이 개선될 수 있었을까? 그들이 아직 살아 있다면 그들은 지금 어떤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을까? 좋아하는 예술가들을 한자리에 모아서 당신의 진두지휘하에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면 어떤 작품이 나올까?

바로 그 '어떤 것'을 만들어라.

명심하라. 자신이 감상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고 싶은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자신이 듣고 싶은 음악을 연주하고,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쓰고,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라. 만들어졌으면 하는 작품을 당신이 만드는 것이다.

"아이디어들이 어디서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노트북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나 역시도 컴퓨터 모니터 속에서 깜박이는 커서를 한참 째려보곤 했었다. 이제 시간을 들여 리얼한 세상에서 뭔가를 해보자. 식물을 심는다든가, 강아지를 산책시킨다든가,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는다든가, 오페라를 보러간다든가 하는 일들 말이다."  -에드워드 터프트

컴퓨터는 당신의 아이디어들을 쫑내기에 딱 좋다. 물론 컴퓨터는 아이디어를 수집하거나 세상에 널리 알리는 데엔 참 좋은 도구지만,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데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삭제 키를 눌러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아서다. 컴퓨터 앞에선 왠지 엄격한 완벽주의가 발동되어 우리는 아이디어를 갖기도 전에 아이디어를 편집하기 시작한다.

만화가 톰 굴드는 만화에 대한 구상이 거의 정리되기 전까지 컴퓨터 앞에 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컴퓨터가 작업에 개입되는 순간 "모든 건 반드시 끝이 나야만 하는 대상이 되고 말지만, 스케치북에서는 가능성이 끝도 없이 뻗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작업실엔 두 개의 책상이 있는데 하나는 아날로그 책상, 하나는 디지털 책상이다. 아날로그 책상 위엔 마커, 펜, 연필, 메모지, 신문들만 있다. 이 책상 위에 전자용품은 출입금지다. 여기서 내 모든 작품이 탄생하고 작업의 모든 흔적과 스크랩 잔여물들이 남아 있다. 디지털 챍상 위엔 노트북이 있고 모니터, 스캐너, 태블릿이 있다. 이 책상 위에서 나는 작품을 편집하고 발표한다.

진짜로 작품으로 뻗어나갈 뭔가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그냥 미적거리고 있는 일들이다. 그냥 심심해서 해보는 일들이다. 그런데 그 일들이 사실은 진짜 좋은 소재가 된다. 그런 일들이 마법을 부린다. 나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그 일들 사이를 넘나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프로젝트에 질리면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또 이 프로젝트를 하다가 싫증이 나면 아까 그 프로젝트로 되돌아가면 된다. 생산적인 '이리 미루고 저리 미루기'를 습관화하라.

지루해 하는 시간을 가져라. 한번은 나와 함께 작업하는 작가가 이런 말을 했다. "난 바빠지면 멍청해져." 정말 그렇다. 크리에이티브한 사람들에겐 그냥 가만히 앉아서 빈둥거릴 시간이 꼭 필요하다. 몇몇 가장 멋진 아이디어들은 내가 심심할 때 나왔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셔츠를 세탁소에 맡기지 않는다. 나는 심심한 다리미질을 참 좋아하는데, 다리미질을 할 때면 늘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긴 산책을 해보라. 할 수 있는 한 오래 벽지 한 부분을 응시해보라. 예술가 마리가 칼만이 얘기했던 것처럼 "작업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빈둥거리는 시간을 가져라. 길을 잃어보라. 방황하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두세 가지 열정을 갖고 있다면 굳이 하나만 고르려고 애쓰지 마라. 하나도 버리지 말고 모든 열정을 당신의 인생 속에 품고 있어라. 이것으 내가 극작가 스티븐 톰린슨으로부터 배운 점이다. 톰린슨은 당신이 좋아하는 이것저것들과 함께 시간을 그냥 보내보라고 제안한다. "그것들끼리 이야기를 하게끔 놔둬라. 그러면 대단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물론 욕망 몇 개를 절단해내고 단 하나의 욕망에만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 곧 환상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취미를 갖는다는 건 무척 중요하다. 취미란 전적으로 당신만을 위한 크리에이티브한 일이다. 취미란 그것을 통해 돈을 벌거나 유명해질 필요도 없고, 그저 당신이 행복해서 하는 일이다. 취미활동엔 얻을 것만 있고 잃을 건 없다. 내 작품들은 세상에 내보이는 것이지만, 음악은 그저 나와 내 친구들만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일요일마다 모여서 몇 시간 소음을 만들어낸다. 스트레스도, 앞으로의 계획도 없다. 재충전의 시간인 것이다. 마치 교회와도 같다.

당신의 어느 한 부분도 함부로 버리지 마라. 작업의 큰 그림이나 작품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비전에 대해서 걱정하지 마라. 일관성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신 작품들의 일관성은 전부 다 당신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먼 훗날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작업의 큰 그림도 일관성도 다 갖춰져 있을 것이다.

작품들 사이의 일관성에 대해 걱정하지 말아라. 당신의 모든 작품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특징은 전부 다 당신이 만들었다는 점이다.

무명에겐 기대감도 없다. 그래서 그냥 원하는 걸 할 수 있다. 실험적인 것이든 그냥 재미로 하는 것이든, 무명시절엔 그 어떤 것도 당신의 발전에 훼방을 놓지 않는다. 이미지 관리에 신경 안 써도 된다. 거액의 계약금이나 주주도 없고, 매니저가 보내오는 이메일도 없다. 들러붙어서 한몫 챙겨보겠다고 어슬렁거리는 사람도 없다.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 게다가 그 관심으로 먹고살게 되면 다시는 이 같은 자유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무명일 때 무명을 즐겨라, 무명을 이용하라.

재미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사는 것도 도움이 된다. 꼭 내가 하는 일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좋다. 작가나 아티스트들하고만 어울리는 건 너무 폭이 좁은 관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오스틴에 사는 영화제 작가나 음악가들, IT 업계 괴짜들과 만나는 걸 즐긴다. 아, 그리고 음식. 어떤 음식이라도 좋다. 당신의 크리에이티브, 사회적 관계와 영혼을 살찌우고 문자 그대로 당신의 배를 부르게 해 줄 장소를 찾아야 한다.

주변에서 제일 잘난 사람이 당신이라면, 그 주변에서 벗어나 다른 장소로 가야 한다.

버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다. 수중에 있는 돈이 중요하다. 예산을 짜라. 그 안에서 생활해라.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짠돌이가 돼라. 돈은 모을 수 있는 만큼 모아야 한다. 필요한 교육은 최대한 저렴하게 받아라. 수중에 돈을 갖고 있는 기술은 바로 소비를 조장하는 이 사회에 '노(No)'를 하는 것. 그것이 다다. 4,500원짜리 테이크아웃 카페라테에 노. 오래된 노트북이 제대로 작동을 하면 따끈따끈한 신상 노트북에도 노.

몇 시간이나 잘 수 있겠는지 늘 잘 계산해라.

밖에다 시간을 버리지 마라.

무엇을 뺄지 선택하라.

지금 같은 정보 과잉시대에 앞서가는 사람은 무엇을 덜어내야 할지 잘 간파하는 사람이다. 그래야만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한 가능성만큼 사람을 힘 빠지게 하는 것도 없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공포스럽다.

크리에이티브가 곽 막혀버린 상태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 선을 긋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크리에이티브한 일에 있어서 '제한'은 '자유'를 의미한다. 딱 한 가지 색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것. 초기 자본 한 푼 없이 창업하는 것. 아이폰만 가지고 영화를 찍는 것. 예비부품만드로 기계를 만드는 것. 시도도 안 하면서 핑계만 대지 마라. 당신이 가진 시간과 공간, 재료들만으로도 바로 지금 뭐라도 만들 수 있다.

적절한 재한은 아주 탁월한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다.

당신이 이 세상 모든 시간, 이 세상 모든 돈, 팔레트 위엔 모든 색깔, 필요한 건 다 갖고 있다고 쳐보자. 이런 건 전부 크리에이티브를 죽일 뿐이다. -잭 화이트

크리에이티브는 작품 안에 어떤 것을 넣을까가 아닌 어떤 것을 빼낼까의 문제다.